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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머지하며, 새로운 2024 브랜치 따기

개굴이모자 2024. 1. 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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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익숙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환경인 LINE+에 적응하고, 코로나 후유증(?)에 휩쓸려다니는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감정적으로도, 실력적으로도 깨달은 바가 많았고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기에

더 나은 2024년을 위해 이를 정리해보고 앞으로의 다짐을 세워보고자한다.

 

2023... 아련하개굴

 


 

NEW PROJECT!

이직을 한다는 것은 마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말이다.
(실질적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떠한 것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어떤 그라운드 룰을 가지고 있는지, 컨벤션을 어떻게 맞추어야하는지 하나하나 적응해나가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아직도 적응할 것들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아, 알긴 아는데.. 해본 적은 없어요

사실 이직해서 제일 많이 속으로 한 말은 이거였다. ‘알긴 아는데… 해본 적은 없다..’

본인의 경우 이전 직장에서 일할 때 회사 및 팀의 특성 상, 큰 단위의 협업이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플랫폼이 매우 세분화되어있기 때문에 그 크기도 작아질 수 밖에 없고 말이다. 따라서, 많아봤자 10-20 이고 실질적인 코드 협업은 2-3명 이내였기에 충돌이 나더라도 그냥 야매로라도 고치거나 문제가 되는 코드의 개발자를 몇 발자국 걸어 찾아가 협의만 하면 끝났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랬기에 나중에 가서는 점점 협업에 있어서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임하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마인드로 GIT 을 잘 쓸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 살짝 웃길 정도로, LINE+ 프로젝트 규모의 무서움은 거대한 것이었다. 처음 Slack 을 들어가서, 프로젝트의 인원수를 볼 때 그 규모에 1차적으로 놀랐다. 100명, 심지어는 거의 1000명이 넘는 관계자들. 이 말인 즉슨 무언가 충돌이 나거나 PR 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만큼의 사람들에게 알림이 가거나 피해가 간다는 말이 된다.

 

 

이런 머지는 싫어요...!!

 

 

예시를 들어서, upstream 설정이 무엇인가 잘못되었는지 LFS upload 가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툴에 뜨는 빨간 박스가 간혹 연결 문제로 뜨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것이 문제였다. PR 에서 머지되고나서 LFS 에 올라가지 않은 이미지 때문에 충돌이 발생했고 꼬여서 이후의 PR 들이 build fail 이 줄줄이 나 slack 방에 원인 제공자로써 소환이 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심지어는 LFS 는 알고 이 상황이 왜 발생하는지 대충은 알겠지만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감이 안잡혔기 때문에 다른 분께서 설명과 함께 해결해주셨는데, 그 후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본인의 기준이지만, 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같은 문제가 발생했었는데 이번에는 피해 없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해본 경험과 완벽한 이해가 중요한 것이다.)

 

 

적응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느낀 점은 위처럼

안다는 것에 대한 무게감과 영향도에 대한 조심성, 그 중요함을 새기면서 개발해야한다는 것이다.

 

 

같이 일하는 소소한 기쁨

이직한 후 팀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매번 느끼는 점 중 하나는 같이 일한다는 느낌이다. 업무 하나를 요리조리 나눠서 하는 것은 아니고 심지어는 재택이기 때문에 소통이 자주 이뤄지지는 않지만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있다.

 

연대 책임. 그리고 돕기위해, 함께 하기 위해 언제든 서로 손 내밀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인데, 시니어 분들과 경험이 많은 분들이시기에 어떤 문제에 있어서 여러 해결책들이나 관점을 제시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든든함이 크다.

 

본인은 사실 이전 직장에서 특정 프로젝트를 혼자 일임하고 끌고간 시간이 길었고, 함께 봐줄 시니어나 연대 책임을 져 줄 사람이 없다고 느껴지기도 한 환경이었기에 항상 부담감이 컸다. 발언에 책임을 져야하고 실제로 그 대응을 본인이 해야했던 상황들에서 벗어나 팀과 개인의 발전, 그리고 프로젝트를 위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은 특히나 강하게 와닿았다.

 

첫 PR 에서 코멘트가 와르르 달릴 때의 묘한 기쁨과 물어봤을 때 함께 고민하는 것, 서폿을 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것, 당연하기도하고 소소하기도 하지만 매우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되게 했다고 아는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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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명한 밈에 대해 개발자라면 한번쯤은 피식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웃은 이유는 어느정도 와닿기 때문이었을텐데, 실제로 본인 또한 안일하게 저 비둘기를 만들어놓고 되면 된거지 하는 마인드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일정이 빠듯할 때 그런 마인드에 잠식되곤 하는데, 그렇게 쌓이고 쌓이다보니 정확하게 이해하고 하나하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고자하는 마음이 식어갔었다.

 

그리고 그 중요성은 이직해서 팀장님의 한마디에 다시 튀어올랐다.

‘이렇게 돌아가겠지.’ 라고 넘겨짚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냥 읽기만한다면 몇 분만에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의미인지, 하나하나 들어가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는 실력이 된다.

 

핑계처럼 저 비둘기를 내밀며 하늘을 날고 있으니 되었지. 라고 생각하던 본인에 대해 되돌아보게하는 말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하나하나 이해하는 과정이 오래 걸릴지라도 장기적으로 본다면 내 손의 비둘기들은 온전한 비둘기 날개짓을 만들어낼 것이니 말이다.

 

 

 


 

 

 

건강의 BUG 발생

재작년 말, 막판에 코로나에 걸리고 멀쩡한 줄 알았던 몸이 점차 버벅거리더니 3-4월 즈음부터 충돌나기 시작했다.빨간 줄들은 보이는데, 정확히 어디가 원인인지는 모르겠고 디버깅도 되지 않는 그런 상황.

 

병원을 5군데 이상 순회하며 디버깅을 요청했지만, 그쪽도 원인 불명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일단 try catch 만 몇군데 막아보라는 처방만 듣고, 몇개월간 그리해서 나아진듯 했지만 크래시는 더 크고 강하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큰 병원까지 가서 그냥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을 듣고 그때 많이 무너져버렸던 것 같다.

오래 붙잡고 있었고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버텼기에 그런것인지 다시 돌아온 크래시에 엎어버릴까 하는 마음과 목표를 잃어 앞으로 나아갈 이유가 없어진 기분으로 깊이 들어가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그 때,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심리 상담 및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나, 그리고 나라는 개발자에 대해 조금 정리해보고 이럴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래와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작은 행동들을 바라보기

앞으로 나아갈 의욕도 목표도 잃었다면 지금 내 하루의 소중함들을 관찰해보자.

앞에 목표가 안보인다면 내 옆을 보는 간단한 방법이다. 마치 도로에서 목적지가 안보인다면 그냥 천천히 지금 내 바로 앞, 그리고 옆 풍경들을 보면 놓쳤던 작은 것들이 보이는 법이다.

 

작은 들꽃이나 냇가, 나무 그런 작은 것들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 수 있으니 힘들 때나 지칠 때, 막막할 때는 오늘 하루의 내 행동들과 마주한 일들, 소소한 것들에 주목하며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바라보기로 하자.

 

 

 

뒤쳐진다는 불안감, 그것은

개발자로써 매번 느끼는 것은 불안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발자들은 다른 직종과는 달리 매번 발생하는 업데이트와 새로운 기술/언어에 대해 유연해야하기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켜야만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실제로 그리 하는 개발자들을 보며 지금의 내 위치가 마치 마라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마라톤에서 나름 최선의 속도로 꽤나 달려왔지만 나를 앞지르는 사람들도, 저 멀리 이미 반환점을 돌아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뒤에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사람들도 수 없이 많은 상황에서 나는 이미 숨도 차고 안 아픈 곳이 없는 기분. 남은 길은 너무나 많고 저 사람들 만큼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과 불안함이 가득하여 내가 왜 앞으로 가야하는지 가고 싶은게 맞는지 조차 모르겠다.

 

그렇게 본인은 상담 때 본인의 직종과 그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었다.

그리고 잠시 듣고 계시던 선생님께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불안이란,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앞으로 가고 싶은 것은 명확하다.” 라는 말이었는데, 그것은 앞으로 가고 싶은게 맞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던 질문의 답이 되었다.

 

뒤쳐진다는 불안감은 바라기 때문에 생긴다. 바라고 있는데, 그 먼 곳만큼 나아갈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적어도 닿는데까지 가보면 될 일이다. 끝이 어딜지 모르고, 바랐던 만큼 나아가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가다보면 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천천히, 뒤뚱이더라도 어찌저찌 가긴 간다

 

불안은 그만 둘 이유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이유였던 것이다.

 

 

 

배워서 남주자

이전에 개발자라는 직업의 특성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계속 배워야해’ 라던가, ‘다른 직종에 비해 페이가 좋아’ 라던가 뻔한 말을 앵무새처럼 했었다. 그러나, 최근 나와 내 커리어에 대해서 돌아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본인이 런닝을 하지도 않는데 마라톤이나 런닝의 비유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꽤나 웃기기도 하지만, 이전의 방송에서 어느 런닝하는 사람들이 보행자나 물 웅덩이, 돌부리, 장애물들에 대해서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복창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기왕 마라톤의 비유를 사용해서 하는 말이지만 이 모습이 개발자들과 비슷해보인다고 느꼈다.

 

다른 직종들과 달리 개발자들은 글이나 컨퍼런스 등 여러 방법들로 서로 공유하고 전달하기도하고 문화를 만들어가기도한다. ‘어떤 에러에 이렇게 해결했다!’ 라거나 ‘이런 버그가 있더라!’ 혹은 ‘이럴 때는 쓰면 안되더라!’ 같이 퍼트리는 것은 사실 객관적으로본다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는 아니다. 그냥 ‘아, 여기 돌부리가 있네. 나만 피해가면 되지’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막혔을 때 구글에 치기만하면 여러 도움의 손길들을 볼 수 있고 미리 돌부리를 보고 복창한 사람들의 외침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보다보니, 참 재미있는 직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나라가 다르기도하다. 본인에게 도움이 안된다해도 다들 누군가에게 선뜻 지식을 나누고 있고 받은 사람들은 다시 나누고 있다.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

 

배워서 남주면 나와 같은 길을 따라오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이것이 퍼질 수 있는, 서로를 돕기 참 좋은 신기한 직업이다.

(다른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말을 잠시 인용하였다)

 

 

 

 

 

이렇게 정리가 되고나니, 로그들로 복잡하면 마음이 clear 를 한듯 깨끗해졌다.

 

물론 이렇게 다짐하거나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무너질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더 크게 넘어져 일어나기 더 고된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 내 길에 대한 생각, 그리고 지쳤을 때 가져야할 마음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되었으니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오래 힘들어하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2023 년의 건강 이슈는 아직도 TODO 로 남아 2024 버전으로 밀려 티켓은 여전히 골칫덩이로 남게되었지만, FIXED 혹은 KNOWN ISSUE 처리로 끌어안고 갈 수 있을만큼 스스로를 안정화시켜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4 브랜치를 따며

 

새로운 2024 버전의 대응이 시작되었다.

회고에서 보였듯이 개선점이나 다짐들을 꽤나 존재하기에, 이를 기반으로 2024 를 더 퀄리티 좋게 만들기 위해

본인의 루틴과 바램, 그리고 시도할 것에 대해 적어보는 것을 브랜치의 시작으로 하려한다.

 

(본래 신념-원칙-행동 이나, 근래 부담감을 덜고 방향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해보고 있기 때문에 워딩을 조금 바꾸었다.)

 

2024 브랜치에는 무슨 이슈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 경험들과 위 다짐으로 이전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2024 브랜치는 조금 더 나아가고 단단한 모습으로 푸시해보자!

행운과 긍정의 레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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